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RIDIBOOKS Paper Lite) IT/전자기기 리뷰



1. 들어가며

  '종이가 아니면 책이 아니다.'

  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한장 한장 손으로 넘길 때의 감촉과, 책 표지를 남들도 볼 수 있다고 여기던 불순한 의도까지 반영된 치기어린 때였다. 세월이 흐르고, 내게 허용된 공간보다 책의 부피가 부담스러운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고 있었다. 오밀조밀 박혀있는 깨알같은 글씨를 보고 있노라면 금세 눈이 충혈되곤 했다. 그래도 나는 책을 읽는 것이 좋았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직장동료와 나누던 중에 리디북스 얘기를 꺼내게 되었다. 요즘 E-Book(이하 이북)은 리디북스가 구매환경 - 가격이나 앱 구동력 - 이 가장 나은 것 같다는 내 말에 동료는 요즘 이북리더기가 워낙 좋아져서 예전보다 전체적으로 훨씬 나아졌댄다. 그리고 크레마 카르타라는 이북리더기를 소개해 주었다. 처음보는 전자잉크는 아주 생소했다. 5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한번씩 지워지고 잉크 잔상이 남는 것도 아주 신기했다. 이북리더기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로 된 책의 가장 큰 단점은 양손을 강제당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손으로도 어떻게 잘 하면 읽을 수는 있지만, 금방 손이 뻐근해져 오거나 파지가 엉성하면 작은 충격에도 책을 떨어트려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갑의 빈곤을 일으키는 그분이 오셨다. 원래 인간은 뭔가를 지를때 가장 열정적으로 공부를 하는 듯 싶다. 가장 핫한 이북 리더기는 두개였다. 한국 이퍼브의 크레마 카르타와 리디북스의 페이퍼.

  내게는 장단점이 명료해 보였다.

크레마 카르타 - 열린서재, 배터리
페이퍼 - 좌우 물리 버튼

  페이퍼는 일반 버전과 라이트 버전으로 나뉘어져 있다. 다른 기능은 모두 같고 해상도 ppi가 300(종이에 인쇄된 그 해상도)이냐 212 이냐 차이만 있는데 가격은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일반버전은 149,000원이며 라이트는 89,000원)
  무턱대고 체험하지 않고서 함부로 구매할 수 없었기에, 되팔아도 손해가 적은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를 구매하게 되었다. 물론, 해상도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많은 후기를 보고 결정한 것이다.

2. 리디북스 



  내가 리디북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전자책(이북)이 모든 전자책 판매점 중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가장 저렴했고, 수시로 할인행사도 진행하고 있을 뿐더러 절반가격에 읽을 수 있는 '대여' 작품도 종종 보였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대여' 시스템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진행하고 있더라) 게다가 내가 써본 스마트폰 앱중에 리디북스가 가장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반응속도나 로딩속도, 디자인과 조작성 등에서 말이다.

3.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Paper Lite)

 
 212ppi가 썩 나쁜 줄 모르겠다. 적어도 활자로 된 책을 읽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나는 반응속도 때문에 도저히 이북리더에서 만화책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한다. 만화책으로 비교를 한다면 확실히 300ppi와 212ppi는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또 하나 마음에 쏙 드는 것은 페이퍼 외부소재의 질감이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 같은데 매끄럽고 손에 안정감 있게 달라붙는다. 기분 좋은 촉감이다.

  결정적으로 내가 페이퍼 라이트를 선택하게 된 것은 양쪽의 물리버튼이다. 개인적으로 기기의 터치감을 싫어하는 편인데, 그나마 애플의 제품들은 그 싫어하는 터치감에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정말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이 든다. 허나 다른 브랜드의 터치패널은 쓰면서 유쾌한 기분을 유지하기가 힘들정도다. 그렇게 만들거면 그냥 물리버튼을 만들으라고 마음속으로 제조사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한둘이 아니다.

  물론 크레마 카르타의 터치감과 페이퍼의 터치를 비교해 본적은 없으니 얘기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선택사항을 준다는 점에서 페이퍼가 더 낫다고 생각됐다. 

  그러나 물리 버튼의 만듦새가 썩 훌륭하다고 보긴 어렵다. 좌우 버튼의 상,중,하 부분의 클릭감이 모두 다르며, 눌렀는데도 반응이 없기도 하다. 반응이 없어 한번 더 눌렀더니 두 페이지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적응이 돼서 어느정도의 세기로 어느부위를 눌러야 한번에 인식되는지 감을 잡기는 했는데, 100% 맞는 것은 아니니 씁슬하다.

  물리버튼의 진정한 장점은 한손으로 파지가 쉽다는 것이다. 손바닥을 쫙 펼쳐서 엄지속가락으로 물리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처음에는 잘 쓰지 않은 근육이라서 근육경직이 올 수도 있으나 며칠 쓰다보면 익숙해진다. 만약에 물리버튼이 없다면, 한손으로 파지하다가 페이지를 넘기기 위해서 다른 한손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니 터치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할수밖에. 이 제품을 터치로 조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일반적인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반응속도가 굼뜨며, 터치 정확도도 높지 않다. 그런데도 페이퍼가 크레마 카르타보다 터치 조작성이 낫다는 일반적인 평가를 놓고 본다면 아무래도 내가 크레마 카르타를 쓰긴 힘들 것 같다. 크레마 카르타는 터치로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중에 크레마 카르타도 써볼 예정이기 때문에, 212ppi와 300ppi를 비교할 수 있게 되겠지만, 당장에 페이퍼 라이트의 규격인 212ppi로도 아직까지 불편한 점은 모르겠다. 화질에 예민한 편인 나로서도 충분히 용납할 수 있는 화면이다. 
  
  야간에 책을 읽는 경우에 페이퍼 라이트의 프론트 라이트(액정 밝게 해주는 것)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정말로 눈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며, 편리하다. 스탠드 불빛에 비춰 종이책을 보던 것과 차원이 다른 편리함, 편안함이다. 
 
  크기도 작아서 가방에 쏙 들어가고, 한손으로 파지도 쉽고, 한번 충전하면 일주일은 충전하지 않아도 끄떡없다. 햇살이 강한 한낮에도, 조명이 전혀 없는 야간에도 볼 수 있어서 참 편리하다. 열린 서재 기능만 추가되면 참 좋을텐데. 어쨌든 정말 좋은 세상이다. 

  책은 언제나 옳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책을 멀리하지 말고 페이퍼 라이트 하나 구해서 항상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두자. (라고 공익광고라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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